만방국제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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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나누는 이야기] 졸업생 감사 편지
졸업생 이주원


졸업생 이주원

사랑하는 선생님들께,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 주원이에요 :) 이번 학기를 돌아보며, 선생님께 나누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몇 가지 적어보려고 해요.

# Coffee House
TESOL에서는 매년 여름 방학이 끝나면 ‘커피 하우스’ 행사를 열어요. 방학 동안 TESOL 학생들은 세계 여러 나라로 영어를 가르치러 인턴십을 떠나는데, 이 시간을 통해 다녀온 곳에서의 간증을 학교와 마을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자리예요. 일 년 동안 직접 자금을 모으고, 마을 사람들과 함께 기도로 준비하며, ㅅ교적인 마음으로 가는 것이기에, 얼마나 많은 변화와 배움이 생기는지 몰라요. 
이번에는 태국, 멕시코, 중국, 캄보디아로 인턴십을 갖다온 팀들이 있었는데 저는 태국으로 인턴십을 다녀왔어요. 그곳에서의 간증을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나눠야 하니, 저도 대본을 쓰고 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기도로 준비했죠.영어로 많은 사람들 앞에 서서 나눌 생각에 떨리기도 했어요. ‘혹시 중간에 머리가 하얘져서 할 말을 다 잊어버리면 어떡하지? 사람들이 웃어야 할 포인트에서 정적이 흐르면 어떡하지…’ 커피하우스 하루 전날 밤에는 괜한 걱정으로 잠도 설쳤던 것 같아요.
그때 저에게 주셨던 마음 한 가지는 “Testimony is not about my story. It’s about His story.”였어요. 발표 당일, 담대하게 또 여유롭게 말하고 있는 제 모습을 보며 저조차도 놀랐어요. 
가끔 저의 모습에서 모세를 보는 것 같아요. ㅎ나님께서 절 사용하려고 하실 때, '전 아니에요, 못해요.. 저는 영어를 유창하게 말하지도 못하고요, 캐나다 온지는 고작 일년밖에 안됬어요" 하며 뒷걸음을 칠 때 마다, ㅎ나님께서는 "내가" 일할 것이니, 순종하고, 담대하게 나아가라며 절 훈련시키시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의 부족한 것을 묵상하면, ㅎ나님 부르심에 대답하지 않을 핑계거리는 참 넘쳐나는 것 같아요. 갖가지 걱정들과 두려움에 그저 숨고 싶어질 때도 분명 있구요. 하지만, 시선을 나에게서 부터 ㅎ나님께로 돌릴 때, 그것이 믿음이고 순종이고, 곧 그분이 일하시는 타이밍이라는 것을 이렇게 배워갑니다:)

# Small Group
저희 학교에는 Small Group 시스템이 있어요. 각 숙사 층마다 4-5명이 한 그룹이 되어, 매주 한 번씩 모여 서로를 위해 기도해주고, 함께 큐티도 하고, 봉사 활동도 계획해서 하는 작은 목장 같은 모임이에요. 이번 학기부터 제가 리더로 섬기게 되었는데, 많은 것들을 배우고 있어요.
누군가를 사랑으로 섬긴다는 것이 사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만방에서 받았던 훈련 덕분에 제 안에 이미 섬김의 마음이 심겨 있어서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 것 같아요. 동생들을 섬기는 것, 반에서 친구들을 섬기는 것, 노래팀이나 다른 팀들에서 멘티들을 섬기는 것 모두… 만방에서의 일상이 얼마나 귀한 훈련이었는지, 졸업하고 나서 더더욱 깨닫고 있어요.
소그룹 친구들과 추수감사절 날 같이 파이도 먹고, 감사나무도 만들면서 더욱 돈독해 진 것 같아요. 간증 나눔 시간에는 저의 삶의 이야기와 ㅎ나님께서 일하시는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들려주었어요. 정말 놀랐던 것은 그 뒤로 친구들도 자신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이야기들, 가정사까지도 다 오픈을 해주었다는 것이였어요. 사실 여기서 만나는 캐나다 친구들은 한국 친구들 만큼 아무에게나 쉽게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지 않거든요. '아, 이 친구들은 그냥 친구들이 아니구나. 이곳이 작은 ㄱㅎ구나' 라는 것을 느끼면서 참 감사했던 것 같아요.
여기서 지내면서 제 부족함에 집중하며 지낸 시간이 많았어요. 그런데 요즘은 저의 그 작음이 너무나 감사하게 느껴져요. 제가 작으니까, 어떤 기쁜 일이 일어났을 때 제가 자랑할 것이 없고, 그저 감사할 수밖에 없어요. 누군가 저에게 고맙다고, 대단하다고, 너를 통해 변화를 경험했다고 말해줄 때에도, “이건 내가 할 수 없는 일이었고, ㅎ나님이 일하셨구나!” 하는 걸 제가 가장 잘 아니까 또 감사해요. 소그룹을 하면서도, 처음에는 사실 제가 언어도 문화도 편한 환경이었다면 더 잘할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었지만, 지금은 그 부족한 틈이 오히려 더 감사해요. 그 틈이 제가 하는 것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ㅎ나님이 일하시는 틈이라는 것을 배우고 있기 때문이겠죠. :)

# 사랑하는 SAP 10 동생들
지난 여름 동안 만방 동생들이 Briercrest에서 한 달간 IEP 영어 캠프를 하고 갔는데, 그 기간 동안 제가 태국 인턴십으로 함께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어요. 그런데 학교에 돌아와 보니, 그 열기가 아직도 남아 있는 것이 느껴지는 거 있죠?
지나가면서 만나는 많은 학교 선생님들과 교수님들께서 먼저 말을 걸어 주시며, "그 한국 아이들 잘 지내고 있니?"라고 물어보시기도 하고, "너도 그 한국 아이들이랑 같은 학교 출신이니?"라며 엄청 반갑게 이야기해 주시는 마을 분들도 계셨어요. 모든 분들께서 공통적으로 만방 아이들이 얼마나 예뻤는지, 많은 이웃에게 힘이 되고 기쁨이 되었는지, 참 놀랍고 그립다는 이야기를 해 주셨어요. 그분들의 눈빛과 표정을 보니 동생들이 얼마나 잘 지내다 갔는지 알겠더라고요.
동생들이 이곳에서 지낸 소식을 만방 영상으로 보며 저에게도 참 큰 감동과 도전이 되었는데, 그 감동은 제가 학교로 돌아온 후에도 계속되고 있어요. 만방에 있을 때는 항상 동생들에게 본이 되고 좋은 것을 물려줄 고민만 했었는데, 이렇게 동생들을 통해 선한 영향력이 무엇인지, 참된 섬김이란 무엇인지 제가 다시 배우고 있어요. 또한, 동생들을 통해 한국의 이미지, 만방의 이미지가 온통 긍정적으로 바뀌었고, 그 속에서 ㅇ수님의 이미지가, 섬김의 모습이 아름다운 향기로 흘러나왔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아요. :)
동생들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Angela 선생님께서 저에게 이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It was amazing to see how the town blessed them, but they blessed us even more."
어른들이 아이들을 축복할 때, 아이들이 더 큰 축복을 어른들에게 주고…
ㄱ교지에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찾아갈 때, 내가 더 큰 채움을 얻고…
내가 동생들을 섬길 때, 동생들이 더 큰 배움을 내게 선물해 주고…
참 아름다운 ㅎ나님의 섭리인 것 같아요!

선생님들께서도 잘 지내고 계시죠? 만방 소식도 궁금해요. 기회가 생긴다면 만방학교에 방문하고 섬길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남은 학기도 열심히 훈련받으며 지내겠습니다. 이렇게 한 번씩 선생님들께 소식 전해드릴 수 있어 정말 기뻐요. 많이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선생님~~

제자 주원 올림.